몽당연필
시간을 깎다 보니 가늘고 길쭉했던 몸매가
쪼그라들어 볼품이 없어졌어요
이제 반이나 남았으려니 하면서
재활용 못나니 볼펜 껍질을 뒤집어 쓰곤
한때나마 새것이던 긴 몸매를 떠올리죠
이리저리 부딪혀 흠집과 멍 투성이지만
내가 지금까지 무엇을 써내려 왔는지
인생이란 공책 한 권을 꽉 채워가는지
이렇게 써내려 가기도 눈물겨운 일이지요
默月
몽당연필
시간을 깎다 보니 가늘고 길쭉했던 몸매가
쪼그라들어 볼품이 없어졌어요
이제 반이나 남았으려니 하면서
재활용 못나니 볼펜 껍질을 뒤집어 쓰곤
한때나마 새것이던 긴 몸매를 떠올리죠
이리저리 부딪혀 흠집과 멍 투성이지만
내가 지금까지 무엇을 써내려 왔는지
인생이란 공책 한 권을 꽉 채워가는지
이렇게 써내려 가기도 눈물겨운 일이지요
默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