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너머

 

 

초겨울 유리창문을 바라보며

빗물자국 뿌연 먼지의 흔적 너머

그 크기만큼 세상을 스케치한다

하늘은 빌딩 사이로 빌딩은 하늘 사이로

갇힌 공간 몰래 담배연기를 머금곤

창문을 열어 도심 복판에 내뿜는다

 

지하철역에서 버스정류장에서 건물에서

쏟아져 나오는 형형색색의 군중들

거대한 메트로폴리스의 퍼즐을 이루지만

더듬이 쫑긋 세운 생존본능의 개미들처럼

따뜻한 눈동자만 퇴화시킨 종족들 위로

하늘엔 까맣고 음침한 구름들이

비를 싸질러 놓고 하얗게 질려 도망간다

 

뿌연 視界에 휩싸인 거대한 빌딩 숲

성형도시가 흡입한 脂肪들이 춤을 추면

난 소화불량의 뱃속으로 사라진다

매스꺼운 빌딩의 창자 속으로

 

 

                                        2008년 默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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